오늘의 시조

연시조 1편

시조시인 2022. 9. 2. 12:27

[내 사랑, 녹색 세상] 편

 

              종다리

                            김 재 황



 고운 아지랑이 타고 봄빛 숨결이 오른다,
 지녀 온 울음보따리 낱낱이 풀어 보이며
 하늘과 아주 가깝게 다가가는 그 열정.

 붉은 갈색 바탕에 거무스름한 무늬
 몸빛은 칙칙해도 영혼은 가볍나 보다
 저 멀리 열린 세상을 내려다볼 수 있으니.

 바람이 쓸며 가는 자갈 박힌 낮은 터에
 자그만 둥지 가득 물소리가 서럽지만
 힘차고 당당하여라, 땅을 차는 그 뒷발톱.
                                  (2002년)
                        

   (시작 노트)

 옛날, 내가 종로구 신문로에 살 때, 그곳에 화교들도 많이 있었는데, 그들은 종다리를 농조(籠鳥)로 즐겨 길렀다. 종다리는 무엇보다도 그 울음소리가 맑고 곱다. ‘쮸르르 쮸르르’하고 울기 시작하면 쉽게 그 울음을 그치지 않는다. 그 울음소리는 상황에 따라 다르다. 이를테면, 놀라서 날아오를 때는 ‘삐르르르 삐르르르’하고 운다. 그러나 경계할 때는 거칠게 ‘캬아 캬아’하고 운다.
 몸은 참새보다 조금 큰데, 몸빛은 붉은 갈색에 거무스름한 가로무늬가 있다. 특히 뒷머리 깃이 길어서 뿔이 난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눈썹은 황갈색이고, 뒷발가락의 발톱이 길다.
 이 새는 농경지․초원․초지․개활지 등에 서식하고, 지상을 걸어 다니면서 먹이를 먹는다. 먹이는 주로 풀씨․곤충․거미․지렁이 따위이다. 모래 목욕을 즐긴다. 번식은 풀숲 땅 위에 컵 모양의 둥지를 풀줄기나 털을 이용하여 암컷이 만든다. 그리고 그 위에 회백색의 얼룩얼룩한 알을 4개 정도 낳는다. 번식기는 3월부터 7월까지이고, 12일 정도 암컷이 포란하며, 30일 정도 암수가 육추한다. 
 종다리는 번식기에 암수가 세력권을 형성하지만, 번식하지 않을 때는 40마리 정도가 무리를 지어서 생활한다. 수명은 12년 정도이고, 유사종으로는 ‘뿔종다리’ ‘북방쇠종다리’ 등이 있다. 우리나라의 흔한 텃새이다. ‘고천자’(告天子)․‘규천자’(叫天子)․‘운작’(雲雀)․‘종지조’(從地鳥) 등의 다른 이름이 있다. (2002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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