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 사랑이 거즛말이/ 김상용
[원본]
사랑이 거즛말이 임 날 사랑 거즛말이
꿈에 와 뵌단말이 긔 더욱 거즛말이
날갓치 참 아니 오면 어느 꿈에 뵈이리.
[역본]
사랑은 거짓말이, 임 날 사랑 거짓말이
꿈에 와 보인단 말, 그게 더욱 거짓말이
나처럼 잠 아니 오면 어느 꿈에 만날까.
[감상]
김상용(金尙容 1561~ 1637)은 조선 인조(仁祖) 때의 문신이다. 자(字)는 ‘경택’(景擇)이고 호(號)는 ‘선원’(仙源) 또는 ‘풍계’(楓溪) 및 ‘계옹’(溪翁)이라고 한다. 본관은 안동(安東)이다. 1590년(선조 13년) 문과에 급제하여 춘추관(春秋館) 검열(儉閱) 등을 시작으로 판서 등을 역임하고, 1632년 우의정(右議政)에 발탁되었으나 늙었다고 사퇴하였으며, 병자호란 때에 강화도에 원손을 수행하여 피란하였다가 함락되자 화약고에 불을 지르고 순절하였다고 한다. ‘훈계자손가(訓戒子孫歌) 9수가 전한다.
이 시조는 ‘사랑’을 부정하고 있다. 그러나 강한 부정은 오히려 ‘사랑’을 강조한다고 보이도 좋다. 진본인 청구영언에는 ‘규정’(閨情)이란 부제가 붙어 있는데, ‘규’는 ‘안방’ 즉 ‘부녀자의 거실’을 가리킨다. 이를 테면 ‘규방’이다. 또, ’남녀 간의 사랑‘을 말하기도 한다. 뵌단말이‘는 ’보인다고 하는 말이‘를 가리킨다. 그리움에 잠을 못 자니, 어찌 꿈을 꾸겠으며, 꿈을 못 꾸니 어찌 볼 수 있겠냐고 한탄하고 있다. (시조시인 김 재 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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