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 쓴나믈 데온 물이/ 정철
[원본]
쓴나믈 데온 물이 고기도곤 마시 이셰
草屋 조븐 줄이 긔 더욱 내分이라
다만당 님 그린 타스로 시름계워 하노라.
[역본]
쓴 나물 데운 물이 고기보다 맛있구나,
초가집 좁은 것이 더욱 그게 내 분수라
오로지 임 그리움에 시름겨울 뿐이네.
[감상]
정철(鄭澈 1536~ 1593)은 조선 중기의 문인이며 문신이다. 본관은 연일(延日), 자(字)는 ‘계함’(季涵)이고 호(號)는 ‘송강’(松江) 또는 ‘칩암거사’(蟄菴居士)이며 시호는 문청(文靑)이다. 중종 31년 한양에서 출생했다. 1561년에 진사시에 1등을 하고 이듬해에는 문과 별시에 장원급제하여 벼슬길에 올랐다. 여러 관직을 지내고, 45세 때에 강원도관찰사가 되었을 때 가사문학의 대가로서의 기질을 발휘했다고 한다. 그 후 55세 때는 좌의정에 올랐고 인성부원군(寅城府院君)에 봉해졌다고 전한다.
‘고기도곤’은 ‘고기보다’라는 뜻이다. 즉, ‘도곤’은 비교격 조사이다. ‘초옥’은 ‘풀로 지은 집’을 가리키는데, 나는 이를 그냥 ‘초가집’으로 풀었다. 중장의 ‘줄이’에서 ‘줄’은 ‘것’이란 뜻이지만, 뒤에 오는 ‘긔’ 때문에 ‘일’이라고 풀었다. ‘긔’는 ‘그것이’ 또는 ‘그 사람’ 등의 뜻이다. 나는 이를 ‘그게’라고 했다. 고어인 ‘다만당’은 현대어로는 ‘다만’이라는 뜻이지만, 나는 종장 첫 음보에 맞게 ‘오로지’라고 바꿨다. (시조시인 김 재 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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