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 잔들고 혼자 안자/ 윤선도
[원본]
잔들고 혼자 안자 먼 뫼흘 바라보니
그리던 님이 오다 반가옴이 이러하랴
말삼도 우음도 아녀도 몯내 됴하하노라.
[역본]
잔 들고 홀로 앉아 먼 산을 바라보니
그리운 임 온다한들 반가움이 이러할까
없어도 말씀과 웃음, 나는 못내 좋구나.
[감상]
윤선도(尹善道 1587~ 1671)는 조선시대의 중기와 후기의 문신이자 작가 및 음악가인데, 자(字)는 ‘약이’(約而)이고 호(號)는 ‘고산’(孤山) 또는 ‘해옹’(海翁)이라고 한다. 시호는 충헌(忠憲). 1613년 진사시에 급제하였고, 1628년 별시문과(別試文科)에 장원으로 합격하였으며 1634년 증광문과(增廣文科)에 급제하였다고 한다. 여러 관직을 거친 후, 보길도(甫吉島)에 은거하였고, 그 때 보길도를 배경으로 ‘어부사시사’를 지었다고 전한다. 또, 양주의 고산(孤山)에 은거하기도 했으며, 1657년 동부승지에 이르렀다고 한다. 일생 중 여러 번이나 파직 및 유배를 겪었다고도 한다.
이 시조는 ‘산중신곡’(山中新曲) 18 수 가운데 하나로 ‘만흥’(漫興) 6수 가운데 들어 있다. 즉, 전남 해남(海南)에 있을 때 지은 작품으로 추정되고 있다. ‘뫼흘’이란 ‘뫼를’으로 ‘산을’이란 뜻이다. ‘말삼’은 ‘말씀’이고 ‘우음’은 ‘웃음’이며 ‘몯내’는 ‘못내’를 나타낸다. 산이 친구보다 반가운 ‘산중독작’(山中獨酌)이 잘 표현되어 있다. (시조시인 김 재 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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