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 田園에 나믄 興을/ 김천택
[원본]
田園에 나믄 興을 전나귀에 모도 싯고
溪山 니근 길로 興치며 도라와서
아희야 琴書를 다스려라 나믄 해를 보내리라.
[역본]
시골에 남은 재미, 나귀 등에 모두 싣고
골짜기 아는 길로 기뻐하며 예 왔으니
챙겨라 거문고와 책, 남은 세월 보내게.
[감상]
김천택(金天澤)은 시조작가 및 가인(歌人)으로 생몰년대가 밝혀져 있지 않다. 기록에 의하면, 그의 자(字)는 ‘백함’(伯涵) 또는 ‘이숙’(履叔)이고 호(號)는 ‘남파’(南坡)라고 한다. 숙종 때에 포교를 지냈다고도 한다. 노래를 잘 하였으며 , 당대의 가객인 김수장(金壽長) 및 김성기(金聖器) 등과 사귐을 가져서 근세 시조사(時調史)의 황금시대를 구가하였다. “사람됨이 총명하고 유식하며 능히 <시경>을 알고 외워서 한갓 가객이 아니었다.”라는 평을 듣는다. ‘청구영언’에 그의 시조 74 수가 전한다.
‘전원’은 ‘논밭과 동산이 벌려 있는 농촌’을 가리킨다. 나는 이를 그저 ‘시골’이라고 했다. ‘전나귀’는 ‘걸음을 저는 나귀’를 가리키는데, 이 또한 調를 맞추느라 그저 ‘나귀’라고 했다. ‘계산’은 ‘산골짜기를 낀 산’이다. 이 또한 그저 ‘골짜기’라고 했다. ‘니근 길’은 ‘익은 길’인데 ‘자주 다녔던 길’이다. 그러니 ‘돌아와서’가 잘 맞아떨어진다. ‘금서’는 ‘거문고와 책’을 가리킨다. ‘음악과 학문’을 나타내는 말이다. (시조시인 김 재 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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