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 山家에 봄이 오니/ 이정보
[원본]
山家에 봄이 오니 自然이 일이 하다
앞내에 살도 매고 울밑에 외씨도 빟고
내일은 구름 걷거든 藥을 캐러 가리라.
[역본]
산속 집에 봄이 오니 자연스레 일이 많다
앞의 내에 어살 놓고 울 밑에는 외씨 심고
내일은 구름 걷히면 약초 캐러 가겠다.
[감상]
이정보(李鼎輔 1693~ 1766)는 조선 후기의 문신이다. 자(字)는 ‘사수’(士受)이고 호(號)는 ‘삼주’(三洲) 또는 ‘보객정’(報客亭)이라고 한다. 본관은 연안(延安)이라고 한다. 호조참판(戶曹參判)을 지낸 이우신(李雨臣)의 아들이다. 1721년 진사과에 합격하고 1732년(영조 8년) 정시 문과에 급제하였는데, 예문관검열(藝文館檢閱)을 시작으로 몇 직책을 거치고 만년에 판중추부사(判中樞府事)에 이르렀다고 한다. 사대부 시조작가로 시조의 주축을 평민층으로 옮기는 데 일조를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산가’는 ‘산 속에 있는 집’이다. 그래서 나는 ‘산속 집’이라고 했다. ‘자연’은 ‘저절로’라고 풀이하는데, 이는 원래 한 문장이다. 즉, ‘스스로 그러하다’로 풀어야 한다. 그러나 나는 ‘자연스레’라고 풀었다. ‘살’이란, ‘어살의 준말’로, 물고기를 잡기 위해서 물속에 세워 두는, 나무로 엮어 만든 기구이다. ‘빟고’는 ‘뿌리고’(고어로 빠다)우라는 뜻인데 소리걸음을 맞추기 위해 ‘심고’라고 했다. ‘걷고’는 ‘걷히고’이다. (시조시인 김 재 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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