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 뉘라셔 가마귀를/ 박효관
[원본]
뉘라셔 가마귀를 검고 凶타 하돗던고
反哺報恩이 긔 아니 아름다온가
사람이 져 새만 못함을 못내 슬허하노라.
[역본]
그 누가 까마귀를 검고 흉한 새라 했나,
기른 은혜 갚는 것이 어찌 아니 예쁜 건가,
사람이 새만 못하니 그지없이 슬프다.
[감상]
박효관(朴孝寬 1781~ 1880)은 조선의 가객이다. 자(字)는 ‘경화’(景華)이고 호(號)는 ‘운애’(雲崖)라고 한다. 1876년 제자이자 동료인 안민영(安玟英)과 함께 가곡원류(歌曲源流)를 편찬했다고 전한다. 이 가집은 당대 가곡계의 표본이었다고 한다.
까마귀는 겉으로 보아서 검기 때문에 좋지 않은 느낌이 있다. 그러나 효도를 하는 새라고 한다. 까마귀는 반포조(反哺鳥)라고 부르는데, ‘반포’란 어릴 때는 어미에게 먹이를 얻었지만 새가 커지면 반대로 어미에게 먹이를 물어다가 보답한다는 뜻이다. 그래서 효조인 까마귀처럼 사람도 부모에게 정성을 다하라는 의미가 담겨 있다. 명심보감을 보면, ‘효어친(孝於親)이면 자역효지(子亦孝之)’라는 말이 있다. 그게 바로 이 뜻이다. 이 작품의 특징이라면, 우의적 표현을 통한 자연물과 인간의 대비, 그리고 인간의 불효를 비판하고 효의 실천을 강조한 것이라고 본다. 물론, 고시조에서 까마귀가 나쁜 새로 등장하기도 한다. 허나 보기에 따라선 긍정적이다. (시조시인 김 재 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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