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 莘野에 저 農夫야/ 조황
[원본]
莘野에 저 農夫야 天民先覺 네로구나
이 百姓 건지려니 三聘玉帛 마다하랴
아마도 그 몸의 出處는 저 하날이 시키니라.
[역본]
긴 들에 저 농삿군아 깨달은 이 바로 너다
이 백성을 건지려니 세 번 간청 마다하랴
이미도 그 몸 나옴은 저 하늘이 시키는 것
[감상]
조황(趙榥 1803~?)은 조선 말기(순조, 헌종, 철종, 고종)의 학자이며 시조작가이다. 본관은 순창(淳昌), 자(字)는 ‘중화’(重華)이고 호(號)는 ‘삼죽’(三竹)이라고 한다. 이렇다고 할 집안이 아니었기에 벼슬길에는 나아가지 않고 오직 학문연구와 문학창작에 일생 동안 몰두하였다고 전한다. 시조집 삼죽사류(三竹詞流)가 전한다. 병이음, 인도행, 기구요, 주로원격양가, 훈민가 등으로 모두 111수의 시조가 실렸다.
이 작품에서 ‘신야’란, 이윤(伊尹)을 가리킨다. ‘이윤’은 상(商)나라 탕왕(湯王)의 어진 재상이다. 신야에서 농사를 짓고 있던 중에 탕왕이 세 번이나 폐백을 보내어 출사하기를 간곡하게 권하자 마침내 탕왕을 도와 하나를 멸망시키고 상나라를 천자국으로 만들었다. 작품에서 ‘삼빙’은 ‘임금이 현인을 초청하는 일’을 가리킨다. 이는 바로 ‘탕 임금’이 이윤을 세 차례나 초빙하러 갔던 고사에서 나온 말이다. 그렇다면 ‘삼국지’에 나오는 현덕은, 이를 따라 제갈량을 ‘삼고초려’한 것인 듯싶다. (시조시인 김 재 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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