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 아희야 네 어듸 사노/ 작가 미상
[원본]
아희야 네 어듸 사노 내 말슴이요 강변 사오
강변서 무엇하노 고기 잡아 생애하오
네 생애 죰두 됴쿠나 나도 함꾀 (하리라.)
[역본]
아이야 어디 사냐, 저는 바로 강변 살죠
경변서 무엇하냐, 고기 잡아 살고 있죠
네 생애 오죽 좋겠냐 나도 함께 살기를!
[감상]
이 작품은 문답식으로 되어 있는 특징을 지닌다. 누군가가 묻는데, 어디 사냐고 묻는다. 아마도 묻는 이가 연장자 같은데, 자유롭게 행동하는 아랫사람에게 정감을 지니고 묻는 듯싶다. 아이는 자랑스럽게 강변에 산다고 대답한다. 그러자 그 나그네는 ‘강변에서 무엇을 생업으로 하며 사는가’를 묻는다. 아이는 고기잡이를 생업으로 살고 있다고 답변한다. 그 말을 듣고 나그네는 ‘죰두 좋구나’라고 말한다. 여기에서 잠시 생각을 가지게 된다. ‘죰두’는 ‘좀’을 강조한 것 같은데, ‘좀’의 뜻으로 ‘요구나 동의를 구할 때 말을 부드럽게 하기 위하여 쓰는 말‘이라고 되어 있는가 하면, 또 ’의문문이나 반어작 문장‘에 쓰인다고 한다. 즉, ’여간‘ 또는 ’오죽‘의 뜻을 나타낸다고 되어 있다. 예컨대 ’그렇게 해주면 오죽 좋겠나?‘라는 말처럼. 그래서 나는 ’죰두 좋구나‘를 ’오죽 좋겠냐‘로 풀이해 보았다. 그 다음의 나그네 말이 내 풀이를 보충한다. 자기도 그 아이처럼 고기잡이 어부로 자연스레 살고 싶단다. (시조시인 김 재 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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