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 雪月이 滿窓한데/ 작가 미상
[원본]
雪月이 滿窓한데 바람아 부지마라
曳履聲 아닌 줄을 判然히 알것만은
그립고 아쉬온적이면 幸여 긘가 하노라.
[역본]
눈 달빛이 창에 가득 바람이여 불지 마라
신을 끌며 오는 소리 아닌 줄을 확 알지만
그립고 아쉬웁기에 혹 임인가 여긴다.
[감상]
이 작품은 한밤에 임을 그리워하는 마음이 가득하다. ‘설월’이라든가 ‘예리성’ 또는 ‘판연’이라는 한문을 자유자재로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아서 작가가 ‘선비’일 것이라는 추측은 어렵지 않다. 어쩌면 세상에 그 이름이 알려지기를 원하지 않는 사람이 아닌가 한다. 이 작품에서 ‘설월’은 ‘눈 위에 비치는 달빛’을 가리킨다. 이를 나는 ‘눈 달빛’으로 나는 풀었다. ‘만창’은 ‘창문에 가득함’이다. 그래서 뚝 잘라서 ‘창에 가득’이라고 했다. ‘예리성’은 ‘신을 끌며 다가오는 소리’를 나타낸다. 반가움이 가득한 소리이다. ‘판연히’는 ‘아주 환하게’ 또는 ‘아주 뚜렷이’라는 의미이다. 나는 이를 한 글자로 줄여서 ‘확’이라고 표현했다. 4.4조(調)를 맞추기 위한 내 노력이다.그리고 ‘긘가’는 ‘그인가’의 줄임말인데, 나는 그저 ‘혹 임인가’로 풀이했다. ‘혹’은 ‘혹시’의 줄임말이다. 바람이 불면, 임이 오는 소리를 들을 수가 없다. 그게 초장과 중장이다. 허나 너무 아쉬운 마음에 바람 소리를 임의 소리로 듣는다. (시조시인 김 재 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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