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고시조 감상

달이야 님 본다하니/ 작가 미상

시조시인 2023. 12. 19. 07:21

28. 달이야 님 본다하니/ 작가 미상

 

[원본]

 

달이야 님 본다하니 님 보는 달 보려 하고

東窓을 반만 열고 月出을 기다리니

눈물이 비오듯 하니 달이조차 어두어라.

 

 

 

[역본]

 

달이야 임 본다니 임 보는 달 보려 하고

동쪽 창을 반만 열고 달 뜨기를 기다리니

눈물이 비오듯하여 달이 따라 어둡구나.

 

 

 

[감상]

 

  이 작품의 출전은 고금가곡(古今歌曲) 및 근화악부(槿花樂府)이다. 내용으로 보아서 일반 서민인 듯싶다. ‘동창이나 월출을 한자로 쓴 것으로 미루어서 서당 정도는 다닌 게 아닌가 본다. 초장을 보면, 달은 높이 떠서 이땅 어디든지 다 보는 처지니 네 임도 볼 수 있을 것이라 믿고, 내 임을 본 달이라도 보고 싶은 마음이 있다는 말이다. 그 간절함이 느껴진다. 중장으로 간다. 그레서 기다리는 곳이 동쪽 창 앞이다. 그런데 왜 창을 반만 열었을까? 혹시나 자기가 달을 기다리고 있는 줄 알면 달이 오히려 뜨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생각 때문이 아닐까? 그렇듯 사락 숨어서 달이 어서 뜨기를 기다린다. 또 한 번 간절함이 느껴진다. 그리고 종장으로 간다. 이건 반전이다. 눈물이 비오듯한다니 이건 무슨 뜻인가? 임의 소식을 어쩌면 들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그리움이 사무쳐서 흘리는 눈물이 아닐까? 아마도 그럴 듯싶다. 여기 달이조차달이 따라로 보았다. 그게 문법적으로 맞을 성싶다. (시조시인 김 재 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