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 思郞도 하엿노라/ 작가 미상
[원본]
思郞도 하엿노라 離別도 하엿노라
雪月紗窓에 기다려도 보와노라
前前에 괴든 思郞이 語僞런가 하노라.
[역본]
사랑도 있었다네 헤어짐도 있었다네
눈 달밤에 창 앞에서 기다려도 보았다네
참 오래 아낀 사랑이 말의 거짓 옳구나.
[감상]
이 작품은 병와가곡집 또는 해동가요 일석본 및 시가요곡 등에 실려 있다. 내용으로 보아서 한문 정도는 익힌 서생인 듯싶다. 초장을 보면 사랑도 해보았고 이별도 맛보았다고 서두를 꺼냈다. 사랑과 이별의 경험자임을 밝히고 있다. 자기는 진짜 사랑이 무엇인지를 알고 있다는 암시다.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는 느낌을 받았는지, 중장에서는 달이 환하게 뜨고 눈도 내린 밤에 창 앞에서 가다림도 가져 보았다는 이야기를 덧붙인다. 그것도 그냥 창이 아니라, 깁으로 바른 창이다. 그걸 이른바 ‘사창’(紗窓)이라고 한다. 비단결 같은 보드라움의 느낌이 사랑과 잘 어우러진다. 이제나 올까 저제나 올까 기다리는 마음이 얼마나 애틋한가. 그러나 아무리 기다려도 소식이 없다. 그래서 종장으로 간다. ‘前前에’는 ‘참 오래 전에’라는 뜻이다. 나는 이를 종장 첫 음보에 맞춰 ‘참 오래’라고 표현하였다. ‘괸다’는 지금도 여러 뜻으로 쓰인다. 쉽게 ‘예뻐한다’는 뜻도 있다. 이를 나는 ‘아낀다’라고 풀었다. (시조시인 김 재 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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