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고시조 감상

山이 하 놉흐니/ 작가 미상

시조시인 2023. 12. 19. 07:23

29. 山이 하 놉흐니/ 작가 미상

 

[원본]

 

이 하 놉흐니 杜鵑이 나즤 울고

물이 하 맑그니 고기를 헤리로다

白雲이 내 벗이라 오락가락 하난고나.

 

 

 

[역본]

 

저 산이 참 높으니 두견새가 낮에 울고

저 물이 참 맑으니 물고기를 셀 수 있네

흰구름 내 벗이기에 오락가락 노는구나.

 

 

 

[감상]

 

  이 작품은 고금가곡(古今歌曲)에 실려 있다. 이 작가야말로 자연 속에서 유유자적하는 자연이리라고 여겨진다. 초장을 보면, 산이 아주 높아서 두견새조차 밤에만 우는 게 아니라 낮에도 운다고 노래한다. 다시 말해서 낮은 산이라면 밤에만 우는 두견새가 아니겠는가. 이를 거꾸로 봐서 산이 얼마나 높기에 두견새가 낮에 울겠는가. 중장을 보면 이번에는 물이다. 물이 얼마나 맑기에 그 안에서 노는 물고기를 셀 수 있겠는가. 이는, 물이 참으로 맑다는 이야기를 이렇듯 형상화해 놓은 것이다. 참으로 멋진 대비가 아닐 수 없다. 산이 높고 물은 맑다는 이야기를 이렇듯 슬쩍 돌려서 두견새와 물고기를 등장시켰다. 그가 살고 있는 주위 환경을 멋지게 표현하고 있다. 종장으로 간다. 두견새와 물고기는 결코 자신의 벗이 될 수는 없다. 그저 자연의 일부일 뿐이다. 흰구름 정도는 돼야, 자신의 벗으로 인정을 받는다. 그 마음이 깨끗하기에 그렇다. 그래서 그는 흰구름과 함께 오락가락 놀고 지낸다. (시조시인 김 재 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