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 嶺南樓 노푼 집을/ 작가 미상
[원본]
嶺南樓 노푼 집을 계요 올나 구버보니
江湖十里에 나드나니 白鷗로다
夕陽의 지나는 漁笛은 醉한 나를 깨왜라.
[역본]
영남루 높은 집을 겨우 올라 굽어보니
강과 호수 그 십리에 나드나니 흰 갈매기
해지자 어부 피리가 취한 나를 깨운다.
[감상]
이 작품은 악부 고대본 490에 수록되어 있다. ‘영남루’는 ‘경상남도 밀양시 내일동에 있는 누각’이다. 진주의 촉석루 및 평양의 부벽루와 함께 우리나라의 3대 명루이다. 신라 경덕왕 때 영남사의 부속 누각이었다가 고려 공민왕 때 밀양부사 김주(金湊)가 고쳐 지어 영남루라고 하였다고 한다. 현재의 것은 1844년에 재건한 것이라고 알려져 있다. ‘어적’은 ‘어부들이 부는 피리소리’인데, 나는 이를 줄여서 그냥 ‘어부 피리’라고 했다. 소리걸음에 맞춘 것이다. 이 작품의 초장은 ‘영남루’를 오른다. 올라서서 사방을 굽어보는 광경이 눈에 선하다. 중장으로 간다. 넓게 펼쳐진 들에 강과 호수가 보이고 저 멀리에서 드나들고 있는 하얀 갈매기들도 보인다. 그 정경이 어떠할지는 상상만 해도 가슴이 활짝 열리는 듯싶다. 종장 첫 음보가 명쾌하다. 그곳이 너무 좋아서 하루 종일 거기 머물렀던 것 같다. 해가 질 때까지. 그때 어부들이 지나면서 피리를 분다. 그때야, 좋은 경치에 마신 술이 깬다는 것. (시조시인 김 재 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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