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 오날도 됴흔 날이오/ 작가 미상
[원본]
오날도 됴흔 날이오 이곳도 됴흔 곳이
됴흔 날 됴흔 곳에 됴흔 사람 만나이셔
됴흔 술 됴흔 안주에 됴히 놀미 됴해라.
[역본]
오늘도 좋은 날에 이곳 또한 좋은 곳이
좋은 날 좋은 곳에 좋은 사람 만나고서
좋은 술 좋은 안주에 좋이 놂이 좋아라.
[감상]
이 작품은 ‘청구영언 진본 460’과 ‘고금가곡 165에 수록되어 있다. 초장을 보면 오늘이라는 때가 좋고 ’이곳‘이라는 장소도 좋다. 한 마디로 말해서 때와 장소가 좋다는 뜻이다. 그러면 그 다음에 갖추어야 할 것은 무엇인가? 그 내용이 중장에 있다. 그렇다. 때와 장소가 좋으면 그 다음에 갖추어야 하는 것은 ’좋은 사람‘을 만나야 한다. 좋은 대와 좋은 장소, 그리고 좋은 사람을 만났으니 이제는 무얼 해야 할까. 물론, 여기에서 말하는 ’좋은 사람‘은 당연히 ’좋은 벗‘이다. 좋은 때에 좋은 장소에서 좋은 벗을 만났으니 마땅히 꼭 있어야 할 게 있다. 그게 이 작품의 종장에 있다. 좋은 술이 있어야 하고, 그 술에 걸맞는 좋은 안주도 있어야 한다. 그래서 함께 술을 마시며 즐겁게 노는 게 지상의 낙이다. 이 시조는 그 과정을 아주 담담하게 노래하고 있다.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이처럼 작품으로 노래한다는 것이 그리 쉬운 일은 아니다. 자꾸 읽으면 더 맛이 난다. 재주가 출중하다고 하겠다. (시조시인 김 재 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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