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 녯적의 이러하면/ 작가 미상
[원본]
녯적의 이러하면 이 形容이 나마실가
愁心이 실이 되야 구뷔구뷔 매쳐이셔
아모리 프로려하되 긋 간대를 몰내라.
[역본]
옛적에 이러하면 이 모습이 남았을까
큰 근심이 실이 되어 굽이굽이 맺혀 있어
아무리 풀으려 해도 끝 간 데를 모른다.
[감상]
이 작품은 ‘청구영언 진본 395’를 비롯하여 여러 곳에 수록되어 있다. 작품에서 ‘녓적에’는 ‘옛적에’ 또는 ‘옛날에’라는 뜻이다. ‘형용’은 ‘사물의 생긴 모양’ ‘사람의 생김새나 모습’ 등을 나타낸다. ‘수심’은 ‘매우 근심함’이다. 초장을 본다. 밑도 끝도 없이 ‘옛적에 이러하면’이라고 했다. 그게 무얼까. 그리고 ‘이 모습이 남아 있지 못했을 것’을 말하니, 지금의 상황이 아주 나쁘다는 느낌이 든다. 중장을 보아야 하겠다. 중장에서는 큰 근심이 있는데 헝클어져 있다고 한다. 다시 말해서 근심이 실처럼 옥매어져 있다고 한다. 그 큰 근심이 무얼까. 이 작품을 쓴 사람이 평민이라면 집안에 무슨 흉사가 있을 성싶다. 그러니 굽이굽이 맺혀 있다고 하는 것 같다. 종장을 본다. 아무리 그 근심의 실타래를 풀으려고 하나, 그 끝을 찾을 수가 없어서 풀지 못하고 있다는 예기다. 언제든 사람이 사는 곳에는 걱정이 있게 마련이다. 그러나 이렇게 고시조로서 나타냈으니 잘 풀렸으면 하는 마음을 간절하다. (시조시인 김 재 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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