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 오거다 도라간 봄을/ 작가 미상
[원본]
오거다 도라간 봄을 다시 보니 반갑도다
無情한 歲月은 白髮만 보내는구나
엇지타 나의 少年은 가고 아니 오나니.
[역본]
왔구나 돌아간 봄 다시 보니 반갑구나
무정한 이 세월은 흰 머리만 보내는가
어찌해 나의 젊음은 가고 다시 안 오나.
[감상]
이 작품은 ‘가곡원류 규장각본 209’ 등에 수록되어 있다. 이 작품은 내용이 간단하게 되어 있으나, 오히려 그 때문에 산뜻한 느낌을 준다. ‘오거다’는 ‘오도다’ 또는 ‘왔도다’ 그리고 ‘왔구나’ 등의 뜻을 지닌다. 나는 그 중에서 ‘왔구나’를 골랐다. 초장을 보면, 봄을 반기는 마음이 기득하다. 봄은 작년에 분명히 돌아갔는데, 올해 다시 돌아와서 반갑다는 뜻이다. 중장으로 가면, 그런데 세워른 그렇지가 않아서 일단 한 번 흘러가면 다시 오지 아니하고 흰 머리만 생기게 한다는한탄의 뜻이 담겼다. 봄과는 사뭇 다르게 매정한 느낌을 준다. 그래서 종장으로 간다. 왜 내 젊음은 봄처럼 다시 오지 않는가. 중장에서는 흰 머리 보내는 것을 말했지만, 종장에서는 젊음이 다시 안 오는 것을 한탄한다. 중장에서는 ‘보내는 것’을 둘러서 표현했으나, 종장에서는 가고 안 오는 젊음을 그대로 표현했다. 이로써 종장의 무게를 실감하지 않을 수 없다. 시조의 유곡절해(流曲節解)를 다시 음미해 볼 필요가 있다. (시조시인 김 재 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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