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 玉도치 돌도치 니 믜듸던지/ 작가 미상
[원본]
玉도치 돌도치 니 믜듸던지 月中 桂樹나 남기 니시위도다
광한전 뒷 뫼혜 잔다복솔 서리어든 아니 어득 져못하랴
이 달이 기믜곳 업스면 님 뵈온 듯 하여라.
[역본]
도끼 이가 무디던지 달 중 계수 이어졌네
항아 궁전 그 다복솔 엉켰으니 안 어둘까
이 달이 기미 없으면 임을 본 듯 여기리.
[감상]
이 작품은 악학습령 854와 해동가요 일석본 582에 수록되어 있다. ‘옥도치’나 ‘돌도치’나 모두 도끼다. 그래서 합하여 그냥 ‘도끼’라고 했다. ‘니 믜듸던지’는 ‘이가 무디던지’라는 뜻이다. ‘월중계수’는 ‘달 가운데 있는 계수나무’를 가리킨다. 그리고 ‘남기 니시위도다’는 ‘나무가 이어졌구나’라는 의미이다. ‘니시다’는 ‘이어지다’의 옛말이라고 한다. ‘광한전’은 ‘달 속에 산다고 하는 항아(姮娥)가 사는 궁전’을 말한다. 그래서 나는 ‘항아 궁전’이라고 풀었다. ‘다복솔’은 ‘가지가 탐스럽고 소복하게 많이 퍼진 어린 소나무’를 일컫는다. 이를 나는 ‘그 다복솔’로 표현했다. ‘서리어든’은 ‘엉켜 있거든’의 뜻인데, 나는 그저 ‘엉켰으니’라고 했다. ‘어득 져못하랴’는 ‘날이 저물어 어둑하고 어스레하다.’란는 뜻이나 나는 줄여서 ‘어둘까’로 풀었다. ‘기믜곳’은 ‘기미만’이라는 뜻으로, 곧 ‘얼굴에 끼는 거뭇한 얼룩점’이다. ‘곳’은 강세보조사라고 한다. 이미도 달을 약간 검은 구름이 가리고 있는 게 아닌가 한다. (시조시인 김 재 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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