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8. 山밋해 사자하나/ 작가 미상
[원본]
山밋해 사자하나 杜鵑이도 붓그럽다
내집을 구버보고 솟적다 우는고나
두어라 安貧樂道이니 恨할 줄이 이시랴.
[역본]
산 밑에 살자 하니 두견새도 부끄럽다
내 집을 굽어보며 솥 적더고 하는구나
괜찮다 즐기는 길이니 탓할 것이 있겠냐.
[감상]
산 밑에 살고 있으니 찾아오는 손님이라야 기껏 새들밖에는 없을 터이다. 이번에는 두견이가 찾아왔는가 본데, 작가는 두견이를 보고 부끄럽게 여긴다는 뜻이다. 이게 바로 초장이다. 중장으로 간다. 두견새는 손님으로 왔으면서도 점잖치 못하게 부엌부터 살펴본 모양이다. 부엌에 걸어 둔 솥이 적다고 놀린다. 가만히 생각해 보니 ‘솥 적다’라고 하는 새는 두견이가 아니라 소쩍새로 생각된다. 물론, 고시조에서는 두견새와 소쩍새를 흔히 혼동하여 사용하고 있으니 그리 문제될 것은 없다. 내가 알기로는, 두 새는 생긴 모양도 다르지만, 우는 때가 다르다. 두견새는 낮에 울지만, 소쩍새는 밤에 운다고 알려져 있다. 이제는 종장으로 간다. ‘안빈낙도’는 ‘가난한 생활을 하면서도 편안한 마음으로 갈 길을 지키며 즐김’을 가리킨다. ‘한할 줄’은 ‘원망스럽게 생각할 줄’이라는 뜻이다. 나는 이를 더욱 풀어서 ‘탓할 것’이라고 했다. 이 작품은 많이 알려져 있다. 그렇기 때문에 여러 문헌에 수록되어 있다. (시조시인 김 재 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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