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2. 엇그제 님 離別하고/ 작가 미상
[원본]
엇그제 님 離別하고 碧紗窓에 지혀시니
黃昏에 지난 곳과 綠柳에 걸닌 달을
아모리 無心히 보아도 不勝悲感 하여라.
[역본]
며칠 전에 임을 떠나 비단 창에 기댔더니
해질 녘에 지는 꽃과 버들가지 걸린 달을
아무리 그냥 보아도 슬픈 느낌 못 이기네.
[감상]
초장을 본다. ‘엇그제’는 ‘엊그제’인데, ‘이삼일 전’을 나타낸다. 그래서 나는 그저 ‘며칠 전’이라고 했다. ‘벽사창’은 ‘푸른 비단을 바른 창’이다. 정성을 들여서 만든 창이다. 옛날로 치면 고급 창문이다. ‘지혀시니’는 ‘기댔다는’ 말이다. 임과 이별하였으니 다른 것에는 관심이 없다. 잘 만든 비단 창이라고 하여도 아무 생각 없이 기대게 된다. 중장으로 간다. ‘황혼’은 ‘해가 뉘엿뉘엿 어두워질 무렵’을 가리킨다. 나는 이를 그냥 ‘해질 녘’이라고 했더. ‘녹류에 걸린 달을’은 ‘푸른 버들가지에 걸린 달을’이라는 뜻이다. 지는 꽃과 걸린 달은 어쩐지 좋지 못한 예감을 가지게 한다. 무어라고 할까? 그 아름답던 꽃이 추하게 지는 것도 그렇거니와, 반듯하게 떠올라야 할 달이 높이 못 오르고 버들가지에 걸리고 말았으니 어찌 안 그렇겠는가. 그게 모두 임과 이별한 슬픔이 가슴에 가득 담겨 있기 때문일 터이다. 종장으로 간다. 아무리 그냥 넘기려 해도 슬픈 느낌을 이기지 못하고 있으니 이를 어쩌랴. (시조시인 김 재 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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