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고시조 감상

어화 우읍고나/ 작가 미상

시조시인 2023. 12. 29. 15:04

140. 어화 우읍고나/ 작가 미상

 

[원본]

 

어화 우읍고나 世上 사람 우읍고나

크나큰 남의 배를 沙工업시 비러 타고

가업슨 宦海風波에 떠날 줄이 이시랴.

 

 

 

[역본]

 

아이고 우습구나 이 사람들 우습구나

크나큰 남의 배를 사공 없이 빌려 타고

끝없는 벼슬 험한 길 떠날 줄이 있을까.

 

 

 

[감상]

 

  초장을 본다. ‘어화기쁜 마음을 나타내어 노래로 누구를 부르는 솔라고 한다. 그러나 나는 그저 감탄의 소리로 보았다. 그래서 아이고라고 풀었다. 여기에서 왜 세상 사람이라고 하였는지 나는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모든 사람을 가리키는 게 아니라, ‘일부 사람을 가리킨다고 여겨지기 때문이다. 그 하는 짓이 우습다는 말이다. 하는 짓이란 무엇인가? 중장으로 간다. ‘크나큰 남의 배를에서 남의 배여자의 배를 가리키는 성싶다. 사공 없이 빌려 탈 수 있는 것은 여자의 배뿐이니까. 좀 외설스럽긴 해도 말은 된다. 진부한 느낌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유치하다고 여기는 사람도 있을 듯싶다. 이제는 종장으로 간다. ‘가없는끝없는이라는 말이다. 그리고 환해풍파벼슬살이에서 겪는 온갖 험한 일을 나타낸다. 이로 보아서 중장의 이야기는 모든 사람의 이야기가 아니라 일부 벼슬을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로 밝혀진다. 권력을 가지면 여자를 탐한다는 말을 되새긴다. (시조시인 김 재 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