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8. 臙脂粉 잇네마난/ 작가 미상
[원본]
臙脂粉 잇네마난 눌 괴려고 冶容할고
三十年 未嫁하여 숫으로 늙거셰라
언제나 제샤님 어더셔 세간 사라 보려노.
[역본]
연지 분 있지마는 누굴 사랑 꾸밀 건가
삼십 년을 결혼 않고 숫처녀로 늙었구료
언제쯤 좋은 님 만나 살림 살아 보려나.
[감상]
초장을 본다. ‘연지분’은 ‘볼 연지와 분을 아울러 이르는 말’이다. 또, ‘눌 괴려고’는 ‘누굴 사랑하려고’라는 뜻이다. 연지분은 이미 마련되어 있지만, 누구를 위하여 단장을 한단 말인가. 여자의 심정을 알 듯도 하다. 보아주는 사람이 없다면 단장을 하고 싶은 마음이 생기기 어렵다. 중장으로 간다. ‘미가’는 ‘결혼을 하지 않음’을 나타낸다. 그것도 삼심 년이나! 지금 같으면 나이가 삼십이 되었어도 그리 늦다고는 말하지 않으나, 예전에는 상당히 늦은 나이이다. ‘숫’은 일부 명사 앞에 붙어 ‘손을 대지 않아 본디 그대로 있는’ 또는 ‘손을 타지 않아 깨끗한’의 뜻을 더하는 말이다. 즉, 숫처녀라는 뜻이다. 지금 말로 하면 ‘노처녀’이기도 하다. 이제는 종장으로 간다. ‘져사님’이란 ‘才士님’인데, ‘제사’는 ‘재주가 뛰어난 남자’를 나타낸다. 나이를 지긋하게 먹었으니 남자를 구하는 데도 실속이 있다. 잘생긴 남자는 바람이나 피우지만, 재주가 많은 남자는 돈을 잘 벌 게 아닌가. 그럼 살림살이가 좋겠지. (시조시인 김 재 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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