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6. 易水寒波 져문 날에/ 작가 미상
[원본]
易水寒波 져문 날에 荊卿의 擧動보소
一劍行裝이 긔 아니 齟齬한가
至今에 未講劍術을 못내 슬허하노리.
[역본]
이수 물 저문 날에 저 형가 하는 짓 봐
칼 하나 지닌 차림 그거 아니 서투른가
지금에 못 익힌 검술 못내 슬피 여긴다.
[감상]
초장을 본다. ‘역수한파’는 ‘역수의 차가운 물결’이라는 뜻이다. 역수는 중국 하북성에 있는 강 이름이다. 중국 발음으로는 ‘이수’라고 하며, 중국 허베이 성 이현 부근에서 발원하여 다칭어 강에 합류하는 강이다. ‘형경’은 ‘형가’(荊軻)를 말하는데, 그는 중국 전국시대 사람으로 검술이 능하여 진시황을 죽이려다가 실패하였다. ‘거동’은 ‘하는 짓’이다. 이수의 물결이 시리고 저문 날, 형가라는 사람의 하는 짓을 보란다. 그게 뭘까? 중장으로 간다. ‘일검행장’은 ‘칼 한 자루를 지닌 여행 차림’이라는 말이다. 그리고 ‘저어’는 ‘서투르다.’라는 뜻이다. 칼 하나 지닌 차림이라니, 그건 자객의 차림이다. 그런데 어쩐지 그 모습이 서투르게 보인다. 여기에서 벌써 그가 임무를 수행하지 못할 것을 암시하고 있다. 종장으로 간다. ‘미강검술’은 ‘검술을 제대로 익히지 아니함’이다. 지금에 와서 생각하면 못 익힌 검술이 한스럽다. 어찌 검술 탓이겠는가. 무슨 일이든 완벽한 중비를 했더라도 때가 아니면 안 된다. (시조시인 김 재 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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