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1. 업는 졍 꾸며다가/ 작가 미상
[원본]
업는 졍 꾸며다가 잇는더시 단장헌들
그 일니 오래숀가 삽시간에 나져질걸
구타여 심여을 허비하여 죠흘나 무삼
[역본]
없는 정 꾸며다가 있는 듯이 곱게 한들
그 일이 오랠 건가 한 순간에 잊혀질 걸
구태여 마음을 써서 좋을 것이 무언가.
[감상]
초장을 본다. ‘꾸민다’는 것은 ‘무언가를 감춘다는뜻’이 담겨 있다. 진실하지 못하다. 어떤 음모가 감추어져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든다. ‘단장’은 ‘얼굴에 분 연지 등을 발ㄹ서 곱게 하고 머리나 옷차림 등을 맵시 나게 매만져 꾸민 화장’을 말한다. 즉, 산뜻하게 모양을 내어 곱게 꾸미는 것. 중장으로 간다. 그런 일은 오래 가지 못한다. 얼마 못 가서 들통이 난다. ‘삽시간에’는 ‘아주 짧은 시간 동안’을 가리킨다. 나는 이를 ‘한 순간’이라고 풀었다. 금방 볼 때는 좋았겠지만 그런 가식은 오래 기억에 남지 않는다. 금방 잊혀지고 만다. 이제는 종장으로 간다. ‘심려’는 ‘마음 속으로 걱정함’이다. 또는 ‘그런 걱정’이다. 그런가 하면 ‘마음을 써서 깊이 생각함’이라는 풀이도 있다. 정이 없다면 꾸밀 필요도 없다. 있는 그대로 대하면 된다. 덤덤하다고 하면 되지 않을까. 다만, 진실하면 된다. 그런 헛된 짓을 마음을 써서 한다니 이해가 되지 않는다. 싫으면 싫다고 하는 용기도 사는 데 필요하다. (시조시인 김 재 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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