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3. 엇그제 쥬ㅣ비즌 술이/ 작가 미상
[원본]
엇그제 쥬ㅣ비즌 술이 닉엇나냐 설엇나냐
압내에 후린 고기 굽나냐 膾치나냐 속고나냐
아희야 어셔 차려 내여라 벗님 대접하리라.
[역본]
엊그제 빚은 술이 익었느냐 설었느냐
앞내에서 잡은 고기 굽고 뜨고 끓이느냐
여봐라 어서 차려라 벗님 대접 잘 하게.
[감상]
초장으로 간다. ‘쥬ㅣ비즌’은 ‘손으로 주물러서 담근 술’이다. 술을 담그려면 누룩이 필요하다. 그래서 반드시 잘 주물러야 한다. 그게 다 손맛이기 때문이다. 그렇게 담가 놓으면 그게 스스로 발효하여 술을 익힌다. 익었는지 덜 익었는지는 먹어 봐야 알지 않을까? 전문가라면 그 상태를 보고도 알 테지만. 어쨌든 이제 초장에서 술은 준비가 되었다. 중장으로 간다. 이제는 안주가 만들어져야 한다. 그 안주는 앞내에서 잡은 물고기이다. ‘후린 고기’는 ‘후려친 고기’라고 하는데, 얼른 이해가 잘 안 된다. 아무래도 ‘그물로 잡은 고기’가 맞을 성싶다. 그 물고기를 어떻게 요리할 것인가? 굽느냐 회를 뜨느냐 또 보글보글 끓이느냐. 모두가 식성이 다르니, 이것 저것 해 보는 수밖에 없다. 모두 다 만든다. 종장으로 간다. 이제는 마음이 바쁘다. 벗을 초대했는 모양이다. 그래서 하인들에게 어서 술상을 차리라고 독촉한다. 벗이 오기 전에 준비가 다 돼야 한다. 그 대접을 소홀리하면 후회가 따른다. (시조시인 김 재 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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