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고시조 감상

님그려 못살게하여/ 작가 미상

시조시인 2024. 1. 2. 21:22

171. 님그려 못살게하여/ 작가 미상

 

[원본]

 

님그려 못살게하여 밤은 길고 잠업셰라

녯사람 니르기를 相思곳하면 된다하데

들어 못살양이면 어이할고 하노라.

 

 

 

[역본]

 

임 그려 힘들어서 밤은 깊고 잠은 없다

옛 사람 이르기를 퍽 그리면 병 된다네

앓아서 못 살 것이면 어이 할까 겁난다.

 

 

 

[감상]

 

  초장을 본다. 임을 그리는 마음이 너무나 힘든데 밤은 깊고 잠은 없는 상태다. 임이 그리우면 생각이 많다. 나를 언젠가 찾아오겠지 하는 마음을 지니다가도, 아니야 내가 찾아가야지 하는 마음이 들게 된다. 그러면 그 마음을 진정시킬 수가 없다. 마음이 싱숭생숭하니 밤은 더 길어지고 잠은 멀리 달아난다. 중장을 본다. ‘상사서로 생각하고 그리워 함을 가리킨다. ‘은 강세보조사이다. 그렇다. ‘상사병이 있다. 이 병에 걸리면 고치기가 힘들다고 한다. 마음이라는 게 몸을 가지고 논다고 해야 할까. 사람의 마음은 참으로 요상하다. 종장으로 간다. ‘못살양이면못 살아갈 형편이면이라는 뜻이다. 누구든 겁이 덜컥 날 게 뻔하다. 그러나 그 마음을 제어할 사람은 아무도 없다. 상사병이 무섭다는 사실을 알 사람은 안다. , 젊어서 그런 병에 걸려 보지 않은 사람도 드물다. 그러나 나이가 들고 철이 나면 그런 마음도 수그러든다. 그러면 그때 내가 왜 그랬지 하는 마음이 오게 된다. (시조시인 김 재 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