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고시조 감상

님니 갈적에 지환한작/ 작가 미상

시조시인 2024. 1. 3. 06:27

173. 님니 갈적에 지환한작/ 작가 미상

 

[원본]

 

님니 갈적에 지환한작 쥬고 가시더니

자자는 갈지자요 환자는 돌아올 한자라

지금에 지환이 무소식한디 글을 설워 (하노라)

 

 

 

[역본]

 

임이 갈 때 지환 한 짝 전하고서 가시더니

지 자는 간다는 뜻, ‘환 자는 온다는 뜻

지금에 갔다가 온다는 소식 없어 그게 섧다.

 

 

 

[감상]

 

  초장을 본다. ‘지환가락지이다. 요새 말로는 반지이다. 그러나 그 이름이 반드시 지환이어야만 한다. 그 까닭이 있다. 중장으로 간다. 그 풀이가 거기에 있다. ‘지환에서 갈 지자’(之字)라는 뜻이고 돌아올 환자’(還字)라는 뜻이란다. 이는 작가 자신이 만든 조어이다. 그러니까 지환之還이다. 그거야 자기 마음대로이다. 생각하기 나름이기 때문이다. 그게 위안이 된다면 얼마든지 그럴 수 있다. 종장을 본다. 그렇게 여기고 기다렸는데 지금에 그 지환은 아무 소식도 없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지환을 주고 가기에 철썩처럼 믿었는데, 임은 도대체 지환을 왜 주고 갔다는 말인가. 사람을 놀려도 분수가 있지 정말 이럴 수는 없다. 지환, 즉 반지를 사랑을 나타내는 증표로 많이 쓰인다. 그 임은 갈 때 사랑의 증표로 지환을 주고 갔을지 모른다. 그러나 작가는 자기 마음대로 해석하여 마음을 태운다. 초점이 안 맞았다고나 할까. 아무튼 애석한 일이다. (시조시인 김 재 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