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2. 곳츤 밤의 피고/ 작가 미상
[원본]
곳츤 밤의 피고 술익언지 어제 그제
이보오 벗님내야 草堂으로 모다소셔
山中의 안쥬난 업사나 멸고사리 足하여라.
[역본]
꽃들은 밤에 피고 술 익은 지 어제 그제
여보게 벗들이여 별당으로 모이시게
산 속에 안 주 없으나 멸 고사린 너넉하네.
[감상]
초장을 본다. 꽃은 남이 모르게 밤에 피었고, 술은 벌써 익어서 어제인지 그제인지 모른다. 술과 꽃은 참으로 잘 어울린다. 꽃이 피면 술 생각이 나는 것도 자연스런 현상이다. 꽃을 바라보면서 마시는 술이야말로 절로 취하게 만든다. 꽃에 취하고 거듭 술에 취한다. 잘 익은 술이라면 더욱 그렇다. 중장으로 간다. ’초당‘은 ’집의 본채에서 따로 덜어진 곳에 억새나 짚 등으로 지붕을 아어 만든 작은 집‘이다. 한 마디로 호젓한 장소로 벗들과 모여서 술 마시기에 아주 좋은 장소이다. 벗들에게 어서 술 마시러 오라고 소리치는 장면이 문득 떠오른다. 이럴 때는 절로 신이 나게 마련이다. 이제는 종장으로 간다. ’멸고사리‘는 ’멸과 고사리‘를 말한다. 고사리는 알겠는데, 멸이란 무엇인가? ’멸‘은 ’멸나물‘이라고도 하는데, ’약모밀‘ 또는 ’어성초‘라고 부른다. 이를 나물로 먹을 때에는 어린 잎과 줄기를 데친 후에 우려서 무쳐 먹거나 볶아 먹는다. 이때 간장과 식초 및 고춧가루 등을 넣어서 맛을 낸다. (시조시인 김 재 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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