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0. 곳보고 춤추는 나뷔와/ 작가 미상
[원본]
곳보고 춤추는 나뷔와 나뷔보고 당싯웃난 곳과
져 둘의 사랑은 節節이 오건마난
엇더타 우리의 사랑은 가고 아니 오나니.
[역본]
꽃 보고 기쁜 나비, 나비 보고 반기는 꽃
저 둘이 보인 아낌, 계절마다 오겠지만
어찌해 우리의 사랑은 가고 다시 안 오나.
[감상]
초장을 본다. ‘춤추는 나비’는 소리걸음이 5음절이기에 마음에 들지 않는다. 그래서 3,4조(調)를 지키기 위해 ‘기쁜 나비’로 했다. ‘당싯웃난’은 ‘방긋 웃는’의 옛 말이다. 이 또한 ‘방싯 웃는 꽃’이라고 하면 4,4조(調)로 하는 것보다 좋지 않다. 그래서 ‘반기는 꽃’이라고 했다. 중장으로 간다. 여기에 ‘사랑’이라는 말이 나온다. 그러나 종장에 다시 ‘사랑’이란 말이 나오기 때문에 중복을 피하기 위하여 ‘사랑’의 의미가 담긴 ‘아낌’을 끌어다가 썼다. ‘절절이’는 ‘철마다’ 또는 ‘계절마다’의 뜻을 지닌다. 꽃이 피는 계절이면 나비가 꽃을 찾아 춤을 추며 날아드는 아름다운 모습을 목격할 수가 있다. 그걸 보고 감동을 느낀다. 이를, 꽃은 나비에게 꿀을 주고 나비는 꽃의 꽃가루를 다른 꽃으로 옮긴다라고 생각하면 그만 가슴이 삭막해지고 만다. 종장으로 간다. 들로 나가면 봄이나 여름이나 가을이나 꽃과 나비의 서로 아낌을 볼 수 있으나, 사람은 한 번 식으면 사랑이 다시 뜨겁게 살아나기 어렵다. (시조시인 김 재 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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