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9. 길 위해 웃뚝 셨난 長丞/ 작가 미상
[원본]
길 위해 웃뚝 셨난 長丞 바람 비를 怨티 마라
世上을 보아하니 더 갓타 니 업똣더라
우리난 이 나이 되도록 셜 대 몰나 하노라.
[역본]
길 위에 우뚝 장승, 바람과 비 싫어 마라
이 세상 보아 하니 저 같은 이 없었단다
우리는 이 나이 들도록 설 데 몰라 애쓴다.
[감상]
초장을 본다. ‘장승’은 ‘돌이나 나무에 사람의 얼굴을 새겨서 마을 또는 절 어귀나 길 가에 세운 푯말’이다. 십리나 오리 간격으로 이수(里數)를 나타낸 이정표 구실을 하거나, 마을의 수호신 역할을 한다. 대개 남녀로 쌍을 이루어 한 기둥에는 ‘천하대장군’이라고 쓰고, 또 다른 기둥에는 ‘지하여장군’이라고 새긴다. 그러가 하면 ‘키가 멋 없이 큰 사람을 비유적으로 아르는 말’이기도 하다. ‘원티’는 ‘’원망하지‘ ’미워하지‘ ’힐책하지‘ 등의 의미를 지닌다. 그래서 나는 그저 ’싫어하지‘를 가지고 풀었다. 중장으로 간다. ’업똣더라‘는 ’없더라‘라는 말이라고 한다. 그리고 ’돗‘은 ’강조의 의미‘라고 한다. 이 세상에서 ’선다는 일‘은 참으로 어렵다. 논어에서 사람이 15살이 되면 서야 한다고 말하고 있는데, 이 일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선비라면 잘 알고 있을 터이다. 그런데 버젓이 정승은 제 맡은 바 임무를 충실히 수행하며 서 있다. 종장을 본다. 그런데 우리는 나이가 더 들었는데도 설 곳을 모른다. (시조시인 김 재 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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