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고시조 감상

기러기 저 기러기/ 작가 미상

시조시인 2024. 2. 9. 07:18

284. 기러기 저 기러기/ 작가 미상

 

[원본]

 

기러기 저 기러기 네 行列 부럽고야

兄友弟恭이야 뎨 어이 아라마난

다만지 쥬야의 함긔 날믈 못내 부러 허노라.

 

 

 

[역본]

 

기러기 저 기러기 줄지어 감 부럽구나

아끼고 공경하는 형과 아우 네가 어찌 알겠냐만

밤낮을 함께 나는 것을 참 부럽게 여긴다.

 

 

 

[감상]

 

  초장으로 간다. ‘행렬여럿이 줄지어 감을 가리키거나 그 줄을 말한다. 하늘에 줄지어서 날아가고 있는 기러기들을 보니, 그 모습이 마치 형제들이 다정히 줄지어서 가고 있는 것과 같이 보여서 부럽다는 말이다. 형제들이 다정히 지내는 모습은 참 보기가 좋다. 하지만 어떤 일을 기화로 욕심을 내기 때문에 불화하는 형제도 더러 있다. 아무쪼록 그런 일은 업서야 하겠다. 중장으로 간다. ‘형우제공형은 아우를 사랑하고 동생은 형을 공경함을 뜻하는 말이다. ‘저기라는 옛말이지만, 기러기를 지칭하는 뜻이므로 그냥 네가라고 풀었다. 그들이 사이좋게 날아가는 것이야 형제우애와 아무런 상관이 없는 일이다. 종장을 본다. ‘다만지는 습관적이라 여기에서는 생략했다. 어쨌든 밤낮을 함께 나는 그 모습이 형제의 다정함을 내보이는 것 같아서 작가는 부러움을 지닌다고 했다. 외톨이인 사람은 형제가 있는 사람을 무척이나 부러워한다. 소중한 형제인데 그 관계를 잘 유지해야 한다. (시조시인 김 재 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