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5. 기러기 풀풀 다 날아드니/ 작가 미상
[원본]
기러기 풀풀 다 날아드니 消息인들 뉘 傳하리
愁心이 疊疊하니 잠이 와야사 꿈인들 아니 꾸랴
찰하로 져 달이 되야셔 비최여나 보리라.
[역본]
기러기 날아드니 편지인들 누가 전해
걱정이 쌓였으니 잠이 와야 굼을 꾸지
차라리 저 달 되어서 비쳐서나 보겠다.
[감상]
초장을 본다. ‘풀풀’은 ‘훨훨’을 가리키는 말이다. 옛 사람들은 기러기를 소식 전하는 전령사로 여겼던 것 같다. 그런데 그 기러기가 멀리 날아가지 않고 오히려 날아들고 있으니 내 소식은 누가 전해 줄 것인가라고 걱정하고 있다. 하기야 새의 이미지는 그런 면이 없지 않다. 서양에서는 오래 전부터 실제로 비들기를 길들여서 편지를 전달하도록 하지 않았던가. 귀소본능이 남달리 큰 새가 비둘기여서 그 일이 가능했던 것 같다. 중장을 본다. 왜 안 그렇겠는가. 내 소식을 보내지 못햇으니 걱정이 쌓일 수밖에. 그리고 걱정이 쌓였으니 잠이 안 올 수밖에. 잠이 와야 꿈을 꾸고 꿈을 꾸어야 보고 싶은 사람도 볼 수 있을 텐데. 비록 꿈이라고 하여도 아주 못 보는 것보다야 낫지 않을까. 그런 생각으 했는가 보다. 종장으로 간다. 잠이 오지 않으니 차라리 잘 되었다 싶다. 꿈에서 보는 것보다야 직접 내 눈으로 보는 게 낫지 않을까. 그래, 달이 되어서 작접 내 눈으로 보아야 하겠다. 그런 생각이다. (시조시인 김 재 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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