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3. 기러기 외기러기/ 작가 미상
[원본]
기러기 외기러기 洞庭瀟湘 어듸 두고
半夜殘燈에 잠든 나를 깨오난다
以後란 碧波寒月인제 影徘徊만 하리라.
[역본]
외로운 외기러기 호수와 물 어디 두고
깊은 밤 옅은 등에 잠 든 나를 깨우는가
푸른 물 시린 달일 때 그림자로 떠돌리.
[김상]
초장을 본다. ‘동정소상’은 ‘중국 호남성 악양현 동정호와 소수와 상수’를 일컫는 말이다. 소상은 중국 호남성 동정호 남쪽에 있는데, 그 부근은 경치가 좋아 팔경을 자랑한다. 외기러기이기 때문인지, 그 아름다운 풍경을 다 놔두고 어디로 날아가고 있는지. 그 정경이 참으로 외로움을 느끼게 한다. 하기야 마음에 외로움이 가득하면 아무리 경치가 좋다고 해도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중장을 본다. ‘반야잔등’에서 ‘잔등’은 ‘깊은 밤의 꺼질락말락하는 등불’을 가리킨다. 그 불빛이 약하다. ‘반야’는 ‘밤이 절반만 지났으니 한밤중’을 이르는 말이다. 그 힘없는 등불이 어찌 잠을 깨우겠는가. 그게 다 외기러기의 울음 소리 때문이 아니겠는가. 이제는 종장으로 간다. ‘이후란’은 너무 상투적인 표현이어서 여기에서는 생략하였다. ‘벽파한월’은 ‘푸른 물 위에 차가운 달’이라는 말인데, 이 또한 외로움이 밀려들게 한다. ‘영배회’는 ‘그림자를 그리며 아무 목적도 없이 어떤 곳을 중심으로 돌아다님’을 나타낸다. (시조시인 김 재 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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