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4. 그대 故鄕으로부터 오니/ 작가 미상
(원본)
그대 故鄕으로부터 오니 故鄕일을 應當 알니로다
오던 날 綺窓 알패 寒梅 픠엿더냐 아니 픠엇더냐
픠기난 픠엿더라마난 님자 그려 하더리.
[역본]
고향에서 오는 그댄 고향 일을 으레 알지
오던 날에 창문 그 앞 시린 매화 피었더냐
피기는 피었다마는 제 임자를 그리더라.
[감상]
초장을 본다. 한 길손이 고향에서 왔다는 말을 들었는 성싶다. 그래서 마음으로 단정을 내리기를, 고향에서 왔으니 그는 고향 소식을 소상히 알 것이라고 믿는다. ‘응당’은 ‘지극히 마땅하다.’라는 뜻인데, ‘이치로 보아 그렇게 하거나 되는 거시 옳게’라는 의미도 지니고 있다. 그게 초장의 이야기이다. 중장을 본다. ‘기창’은 ‘비단으로 바른 창문’을 가리킨다. 좀 사는 집이라는 것을 그리 표현한 것인가. ‘한매’는 ‘겨울에 피는 매화’를 가리키는데, ‘외롭게 피는 매화’를 나타내기도 한다. 그래서 고향에서 온 길손에게 묻는다. 내 집의 창문 앞의 매화는 꽃을 피우고 있더냐 안 피우고 있더냐 라고. 그러면 이제 종장을 본다. 이는, 길손의 대답이다. 그게 걸작이다. 묻는 말은 제대로 대답을 했고, 그 다음에 토를 달았다. 자기 눈에, 그 매화가 주인이 오지 않아서 외롭게 보이더라는 뜻을 전한다. 매화가 정말 꽃인지 사랑하는 임인지 모르겠으나, 지기를 그리워하고 있다니 더욱 그리움이 넘칠 것 같다. (시조시인 김 재 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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