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5. 그리다 맛나건니/ 작가 미상
[원본]
그리다 맛나건니 깃블만도 하건마은
다시금 생각하면 도로혀 슬희외라
두어라 습쇽에 병든 바니 헐리 업셔 (하노라.)
[역본]
못 잊다가 만났으니 기쁠 만도 하겠으나
다시금 생각하면 도리어 슬프구나
풍속에 병든 때이니 못 이뤄서 서럽구나.
[감상]
초장을 본다. 그리워하다가 만나 상태니 오죽이나 기뻤겠는가. 그 기쁨은 당해 보지 않고는 그 심도를 상상하기 어렵다. 그리움의 깊이에 따라 만나는 기쁨도 깊어졌을 테니까. 당연한 일이다. 중장을 본다. 예상을 뒤집는다. 그렇듯 어렵게 만났는데, 기쁨이 아니라 슬픔을 말하고 있다. 왜 그럴까? ‘다시금’과 ‘도리어’가 궁금증을 더욱 크게 만든다. 기쁨이 너무 크게 되면 슬픔이 되기도 한다는데, 이게 그 이야기인가? 정말이지, 싯다르타의 이야기에 따르면, 기쁨도 괴로움(苦) 중의 하나라고 한다. 지금 그 이야기를 하고 있는 건 아니다. 그럼 무엇 때문인가? 이제는 종장을 본다. ‘습속’(習俗)은 ‘버릇이 되어 버린 풍속’이나 ‘습관이 된 풍속’으 가리킨다. 법률적으로는 ‘관습 중 특히 생활양식에 관계되는 것을 가리킴’이라고 되어 있다. 예전에는 이 습속이 제대로 되어 있지 않았던 때가 있었던 듯싶다. 사랑은 순수하게 이루어져야 하는데, 강제로 사랑을 우지좌지하는 경우도 있었던 모양이다. (시조시인 김 재 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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