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고시조 감상

꼿아 무러 보자/ 작가 미상

시조시인 2024. 2. 19. 05:54

313. 꼿아 무러 보자/ 작가 미상

 

[원본]

 

꼿아 무러 보자 너는 어이 아니 피노

梨花桃花 다 날리고 綠陰芳草 爛熳한데

우리는 정든님 기다려 留花不發 (하노라.)

 

 

 

[역본]

 

꽃이여 물어 보자 왜 아직도 안 피었냐

배꽃과 복숭아꽃 다 피었고 우거진 풀 볼 만한데

우리는 임 기다리느라고 아직 피지 않았단다.

 

 

 

[감상]

 

  초장을 본다. 어서 꽃이 피어서 임이 돌아오기를 기다리고 있는 표현이다. 그래서 그 안타까운 마음을 묻는 형식으로 만들었다. 어서 꽃이 피어야 임이 올 텐데, 왜 꽃을 안 피우고 있는 거냐고 항의하는 말투이다. 꽃이야 때가 되어야 피우는 건데 좀 어거지를 쓰고 있다. 중장을 본다. ‘이화도화배꽃과 복숭아꽃을 나타낸다. ‘다 날리고이미 꽃이 활짝 피어서 꽃잎이 날린다.’라는 이야긴데, 나는 그냥 순화하여 다 피었고라고 했다. ‘녹음방초우거진 풀이다. 그런데 여기에서 고개가 갸우뚱해진다. ‘爛熳눈부시다.’라는 뜻이다. 우리는 보통 난만爛漫으로 쓴다. 이럴 때는 많고 활발하다.’라는 말이다. 문맥상으로 보아서도 爛漫이 옳을 것 같다. 그렇다면 잘못 쓴 것인가? 나는 내 판단대로 볼 만하다.’라고 풀었다. 종장으로 간다. ‘유화불발꽃 피기를 미루어아직 피지 않음을 나타내는 말이다. 왜 꽃 피우기를 미루고 있는 것인가? 임이 올 때 맞추어서 피려고 그런다. (시조시인 김 재 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