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3. 꼿아 무러 보자/ 작가 미상
[원본]
꼿아 무러 보자 너는 어이 아니 피노
梨花桃花 다 날리고 綠陰芳草 爛熳한데
우리는 정든님 기다려 留花不發 (하노라.)
[역본]
꽃이여 물어 보자 왜 아직도 안 피었냐
배꽃과 복숭아꽃 다 피었고 우거진 풀 볼 만한데
우리는 임 기다리느라고 아직 피지 않았단다.
[감상]
초장을 본다. 어서 꽃이 피어서 임이 돌아오기를 기다리고 있는 표현이다. 그래서 그 안타까운 마음을 묻는 형식으로 만들었다. 어서 꽃이 피어야 임이 올 텐데, 왜 꽃을 안 피우고 있는 거냐고 항의하는 말투이다. 꽃이야 때가 되어야 피우는 건데 좀 어거지를 쓰고 있다. 중장을 본다. ‘이화도화’는 ‘배꽃과 복숭아꽃’을 나타낸다. ‘다 날리고’는 ‘이미 꽃이 활짝 피어서 꽃잎이 날린다.’라는 이야긴데, 나는 그냥 순화하여 ‘다 피었고’라고 했다. ‘녹음방초’는 ‘우거진 풀’이다. 그런데 여기에서 고개가 갸우뚱해진다. ‘爛熳’은 ‘눈부시다.’라는 뜻이다. 우리는 보통 ‘난만’을 ‘爛漫’으로 쓴다. 이럴 때는 ‘많고 활발하다.’라는 말이다. 문맥상으로 보아서도 ‘爛漫’이 옳을 것 같다. 그렇다면 잘못 쓴 것인가? 나는 내 판단대로 ‘볼 만하다.’라고 풀었다. 종장으로 간다. ‘유화불발’은 ‘꽃 피기를 미루어아직 피지 않음’을 나타내는 말이다. 왜 꽃 피우기를 미루고 있는 것인가? 임이 올 때 맞추어서 피려고 그런다. (시조시인 김 재 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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