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9. 기러기 나지 말고/ 작가 미상
[원본]
기러기 나지 말고 이내 말쌈 드러다가
春深玉欄干에 任 계신대 전하여 쥬렴
任계셔 듯끼곳 드르면 自然 반겨 하리라.
[역본]
기러기야 날지 말고 이내 말을 들었다가
봄 깊은 그 옥난간, 임 계신 곳 전해 주렴
그분이 듣기만 한다면 자연스래 반기시리.
[감상]
초장으로 간다. 기러기가 막 날려고 하는 참인가 보다. 그러니 부리나케 다가가서 부탁을 하고 있다. 편지를 전하는 게 아니라, 말을 전해 달라고 한다. 그러니 하는 말을 잘 들었다가 잊지 말고 그대로 전해 달라는 말이다. 말은 절못 전하는 수가 많다. 예컨대 하늘의 신하였던 소가 우리 인간에게 ‘삼일에 한 끼’만 먹으라고 옥황상제께서 시킨 말을 ‘하루에 세 끼’라고 잘못 전하는 바람에 우리가 이리 고생을 하고 있다는 것과 같이. 중장으로 간다. 누구에게 말을 전하는가? 그건 바로 옥 난간을 짚고 계실 임에게 전해 달라는 말이다. ‘춘심옥난간’이 ‘봄 깊은 옥의 난간’을 가리킨다. ‘봄 깊은 옥 난간’이라니, 지체 높은 분인가? 종장으로 간다. 내가 생각하기에, 임이란 다른 분이 아니라, 임금님을 가리키는 성싶다. 옥으로 된 난간이 있는 곳이라면 대궐밖에 더 있는가. 임금님께 드리는 내 말을 전하면 임금님이 들으시고 자연스레 반기실 거리고 작가는 믿고 있다. 그 내용은 충언이라고 여긴다. (시조시인 김 재 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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