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1. 길명 가는 길에/ 작가 미상
[원본]
吉州 明川 가는 베 장사야 닭 운다고 길 가지 마라
그 달기 정달기 아니요 孟嘗君에 人달기지
우리도 그런 쥴 알기로 새거든 가자우 (하노라.)
[역본]
길명 가는 베 장사야 닭 운다고 가면 안 돼
그 닭 진짜 아니란다 맹상군에 사람의 닭
우리도 그런 줄 알므로 날 새거든 떠나려네.
[감상]
초장을 본다. ‘길주’는 ‘함경북도 서북부에 있는 군’이다. 고구려와 발해의 옛 땅으로, 명승지가 많다. 그리고 ‘명천’은 ‘함경북도 명천군에 있는 음’인데, 함경선의 중요한 철도역이다. 또한, 명천군의 군청 소재지이기도 하다. ‘길주와 명천’을 다 말하자니 길다. 그래서 하는 수 없이 ’길주와 명천‘을 합쳐서 ’길명‘이라고 했다. 이 또한 시조의 멋이다. 베 장사는 아침 일찍 새벽 닭이 울면 길을 떠나야 한다. 길주와 명천이 멀기 때문이다. 중장으로 간다. 그런데 닭 우음 소리를 다 믿으면 안 된다. 맹상군의 사람 닭 소리도 있으니. ’맹상군‘은 ’중국 전국시대 사람‘이다. 그는 진(진)나라 소왕(소왕)에게 구금당했을 때, 닭 울음 소리를 잘 내는 그의 수하 덕분에 목숨을 건진 일이 있다. 그래서 ’사람의 닭‘이다. 이에 관한 ’계명구도‘(鷄鳴狗盜)라는 고사가 있다. 이제는 종장으로 간다. 잘 알려진 일이라, 그런 줄 알고 있으므로 밖을 직접 보고 확실히 날이 샜다고 인정되어야 길을 떠나겠다는 말이다. (시조시인 김 재 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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