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4. 곳츤 불굿불긋/ 작가 미상
[원본]
곳츤 불굿불긋 닙흔 프릇프릇
이내 마음은 우즑우즑 하난고야
春風은 불고도 낫바 건듯건듯 하노라.
[역본]
이 꽃은 불긋불긋 저 잎은 푸릇푸릇
내 가슴 지닌 맘은 크게 되어 우줄우줄
봄바람 불고도 모자라 건들건들 머무네.
[감상]
초장을 본다. ‘꽃은’과 ‘잎은’ 등이 두 음절이어서 소리걸음에 맞추기 위하여 ‘이’와 ‘저’를 그 앞에 붙였다. ‘불긋불긋’은 ‘군데군데 붉거나 붉은 점이 있는 모양’을 나타내는 말이다. 그리고 ‘푸릇푸릇’은 ‘군데군데 푸르스름한 모양’을 가리키는 말이다. 꽃은 붉은 빛깔이고, 잎은 푸른 빌깔이다. 중장으로 간다. ‘이내 마음은’은 ‘내 가슴에 지닌 맘’이다. ‘우줄우줄’은 ‘우줄거리는 모양’인데, ‘우줄거리다.’는 ‘몸이 큰 사람이나 짐승이 몸 전체를 율동적으로 멋있게 자꾸 움직이다.’를 말한다. 초장의 ‘불긋불긋’과 ‘프릇프릇’을 비롯하여 중장의 ‘우줄우줄’이 모두 징검다리의 역할을 하고 있다. 이제는 종장을 간다. ‘춘풍’은 글자 그대로 ‘봄바람’이다. 또, ‘낫바’는 ‘부족하여’라는 뜻이다. 그리고 ‘건듯건듯’은 ‘정성껏 일을 하지 않고 대강대강 하는 모양’을 나타낸다. 나는 마땅하지가 않다. 그래서 ‘건들건들’을 골라 보았다. ‘건들거림’은 ‘바람이 가볍게 살살 불다.’를 내보인다. 조금 더 느낌이 온다. (시조시인 김 재 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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