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8. 가마귀 칠하여 검으며/ 작가 미상
[원본]
가마귀 칠하여 검으며 해오리 늙어 셰더냐
天生黑白은 녜부터 잇건마난
엇더타 닐보신 님은 검다 셰다 하나니.
[역본]
까마귄 칠해 검고 해오라긴 늙어 희냐
태어나며 검고 흰 건 예로부터 있건마는
어째서 날 보신 임은 검다 희다 하는가.
[감상]
초장을 본다. 누군가가 까마귀를 검게 칠했기 때문에 검은 것이 아니고, 또 해오라기는 오래 살아서 늙었기 때문에 온 몸의 깃털이 하얗게 센 것이 아니라는 말이다. 검게 칠하면 다 검게 되고, 늙으면 다 희어지는 게 아니다. 물론, 칠하면 검게 되는 것도 있고, 늙으면 희어지는 것도 있다. 옻칠을 하면 검게 되고, 사람의 머리털은 늙으면 희게 된다. 중장으로 간다. ‘천생흑백’은 ‘태어나면서부터 검고 흰 것’을 나타낸다. ‘녜부터’는 ‘예로부터’라는 말이다. 즉, 까마귀는 태어나면서부터 흰 깃털을 지니고 있으며, 해오라기는 태어나면서부터 흰 깃털을 지니고 있다. 예전부터 그건 그랬다. 세월이 지난다고 해서 바뀌지 않는다. 그게 그들 나름으로 개성이라고 할 수 있다. 이제는 종장으로 간다. 그런데 내 임은 나를 보고 머리가 검다고 했다가 또 희다고도 한다. 왜 그렇게 말하는가. 임은 내가 젊기를 바라는 크기 때문에 머리가 검게 보이면 좋아서 검다 하고, 희게 보이면 싫어서 희다고 한다. (시조시인 김 재 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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