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9. 가마기 또 가마기/ 작가 미상
[원본]
가마기 또 가마기 너난 어이 밤의 우난
한소래 두소래 소래소래 새로왜라
아해아 졍치지 마라 그 가마기 놀나 날까 하노라.
[역본]
까마귀 저 까마귀 너는 어찌 밤에 우나
한 소리나 두 소리가 소리마다 새롭구나
아이야 큰 소리 내지 마라 그 까마귀 놀라 난다.
[감상]
초장을 본다. 까마귀가 우는 소리는 낮에 들어도 싫은데, 밤에 우니 얼마나 싫겠는가. 그래서 넌 하필이면 밤에 울어서 남의 마음을 흔들어 놓느냐는 말이다. 더욱이 밤에는 잠을 자야 하는데, 편히 잠들 수도 없으니 이를 어쩔 것이냐. 이게 일반적인 생각이다. 중장을 본다. 그런데 그 내용이 사뭇 다르다. 그 듣기 싫은 까마귀 울음 소리가 소리마다 새롭게 들린다고 한다. 작가는 그 까마귀 울음 소리를 듣고 어떤 생각을 하였을까. 아마도 임이 그리워서 울던지, 배가 몹시 고파서 우는 거라고 여기지 않았을까. 그런 착한 마음을 먹으니, 까마귀의 소리마다 새롭게 들렸을 성싶다. 내가 기쁘면 모든 소리가 노래 같고, 내가 슬프면 모든 소리가 울음 같다. 종장으로 간다. ‘청치지 마라’에서 ‘청치다.’는 ‘청현을 쳐서 음조를 맞추다.’라는 말이다. 즉, 거문고 고저 장단을 맞추기 위하여 여섯 줄 가운데서 정현을 친다. 또, ‘큰 소리를 내어 새 등을 쫓아낸다.’라는 뜻이기도 하다. 물론, 난 후자를 택했다. (시조시인 김 재 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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