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3. 가노라 가노라 님아 언양단천의/ 작가 미상
[원본]
가노라 가노라 님아 언양단천의 風月江山으로 가노라 임아
가다가 潯陽江의 琵琶聲을 어이하리
밤즁만 지국총 닷 감난 쇼래에 잠 못 이뤄 (하노라.)
[역본]
임이여 언양 단천 먼 곳으로 갈까 하네
가다가 심양강에 비파 소리 어찌 할까
밤중만 닷 감는 소리에 잠 못 들어 괴롭다.
[감상]
초장을 본다. 아마도 이 시조는 창으로 부를 때 흥이 북받쳐 올라서 그 길이가 길어진 듯싶다. 그러니 아무래도 가지치기가 필요하다. 중복된 말들은 과감히 자르고 말도 바로잡았다. ‘풍월강산’도 구태 의연한 말이라 삭제해 버렸다. ‘언양’은 ‘경상남도 언양군’이고, ‘단천’은 ‘함경남도 단천에 있는 읍’이다. 모두 서울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있다. 그것도 언양은 남쪽에, 단천은 북쪽에 있다. 중장을 본다. ‘심양강’은 ‘중국 강서성 구강현에 있는 강 이름’이다. 그리고 ‘비파성’은 ‘비파를 연주하는 소리’이다. 참 헷갈린다. 언양과 단천을 간다고 했는데, 뜬금없이 심양강을 들먹이는가. 심양강의 비파는 백거이의 시 ‘비파행’을 말하는 성싶다. 타향에서 듣는, 낯 익은 악기 소리! 이는 향수를 불러 일으키기에 충분하다. 먼 곳으로, 그것도 남과 북으로 여행을 하자면 향수에 젖게 마련이다. 종장을 본다. 강 가의 여인숙에 묵는가 보다. 한밤중이면 닷 감는 소리가 ‘찌그덩’ 난다. 그 소리에 잠을 설친다. (시조시인 김 재 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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