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2. 貧하다 關係하랴/ 작가 미상
[원본]
貧하다 關係하랴 富貴난 在天이라
兄弟와 子又孫이 忠孝만 일삼으며
高堂에 雙親이 겨오시니 블을 일이 업세라.
[역본]
가난해도 마음 쓰랴, 하늘 있는 부와 귀라
형 아우와 아들 손자, 충과 효만 일삼으며
저 곳에 부모님 계시니 부러울 일 없단다.
[감상]
초장을 본다. ‘빈하다’는 ‘가난하다.’라는 뜻이다. 그리고 ‘관계하다.’는 ‘참견을 하거나 끼어들다.’라는 뜻을 지닌다. 그러나 나는 이를 ‘마음 쓰랴’로 풀었다. ‘재천’은 ‘하늘에 달려 있음’을 나타내는 말이다. 작가가 가난함에 대하여 마음을 쓰지 않음은 재산이 많거나 높은 지위에 앉음이 모두 ‘하늘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즉, 사람의 힘으로는 어쩌지 못하는 까닭이다. 체념이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지족이라고 볼 수도 있다.중장을 본다. 형과 아우, 그리고 아들과 손자가 모두 충성스럽고 효성스럽다는 말이다. 그보다 더한 행복이 어디에 또 있겠는가. 그 근본을 확실히 유지하고 있으니 그 가내 두루 만복이 깃들게 되리라. 이제는 종장으로 간다. ‘고당’은 ‘부모님이 거처하는 곳’이다. 그래서 높다랗게 지어져 있다. 종장 첫 소리걸음은 반드시 3소리마디로 되어야 한다. 그래서 ‘저 곳에’라고 풀었다. ‘겨오시니’는 ‘계시니’의 옛 말이다. 그리고 ‘블을 일’은 ‘부러울 일’이다. 그러니 뭐가 부러운가. (시조시인 김 재 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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