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5. 咫尺이 千里려니/ 작가 미상
[원본]
咫尺이 千里려니 또 萬里를 가단말가
山高水深한대 꿈으로나 連信하세
이몸이 明月이 되어셔 간곳마다 비최리라.
[역본]
한 자도 먼 거린데 더 멀리로 가라는가
산 높고 물 깊은데 꿈으로나 잇는 소식
내가 곧 밝은 달처럼 간 곳마다 비치리.
[감상]
초장을 본다. ‘지척’은 ‘한 자의 거리’라는 뜻으로, 아주 가까운 거리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그리고 ‘천리’는 ‘백리의 열 곱절’이라는 뜻으로, 좀 먼 거리를 이르는 말이다. 그런가 하면 ‘만리’는 ‘천리의 열 배’라는 뜻으로 아주 먼 가리를 이르는 말이다. 지척에서 만리까지 거리가 길어졌다. 중장을 본다. ‘산고수심’은 글자 그대로 ‘산은 높고 물은 깊다.’라는 뜻이다. 그리고 ‘연신’은 ‘소식이 끊이지 아니함’이나 또는 ‘그 소식’을 기리킨다. 산은 높고 물이 깊은데, 어찌 소식이 쉽게 당도할 수 있겠는가. 그러니 하는 수 없이 꿈에서나마 잇는 수밖에. 참으로 꿈을 너무나 믿는다. 여기에서 충고 한 마디를 하고 싶다. 꿈이란 믿을 게 못 된다는. 세상에 어디 맏을 게 없어서 꿈을 믿는단 말인가. 이제는 종장으로 간다. ‘명월’은 글자 그대로 ‘발은 달’이다. 적극성을 띠어서 자기가 달로 되겠다고 한다. 그건 좀 억지다. 뜻만 살린다. 그래서 ‘달이 된다는 말’을 ‘달처럼’이라고 부드럽게 풀었다. (시조시인 김 재 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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