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고시조 감상

咫尺이 千里려니/ 작가 미상

시조시인 2024. 3. 18. 10:32

365. 咫尺 千里려니/ 작가 미상

 

[원본]

 

咫尺千里려니 또 萬里를 가단말가

山高水深한대 꿈으로나 連信하세

이몸이 明月이 되어셔 간곳마다 비최리라.

 

 

 

[역본]

 

한 자도 먼 거린데 더 멀리로 가라는가

산 높고 물 깊은데 꿈으로나 잇는 소식

내가 곧 밝은 달처럼 간 곳마다 비치리.

 

 

 

[감상]

 

  초장을 본다. ‘지척한 자의 거리라는 뜻으로, 아주 가까운 거리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그리고 천리백리의 열 곱절이라는 뜻으로, 좀 먼 거리를 이르는 말이다. 그런가 하면 만리천리의 열 배라는 뜻으로 아주 먼 가리를 이르는 말이다. 지척에서 만리까지 거리가 길어졌다. 중장을 본다. ‘산고수심은 글자 그대로 산은 높고 물은 깊다.’라는 뜻이다. 그리고 연신소식이 끊이지 아니함이나 또는 그 소식을 기리킨다. 산은 높고 물이 깊은데, 어찌 소식이 쉽게 당도할 수 있겠는가. 그러니 하는 수 없이 꿈에서나마 잇는 수밖에. 참으로 꿈을 너무나 믿는다. 여기에서 충고 한 마디를 하고 싶다. 꿈이란 믿을 게 못 된다는. 세상에 어디 맏을 게 없어서 꿈을 믿는단 말인가. 이제는 종장으로 간다. ‘명월은 글자 그대로 발은 달이다. 적극성을 띠어서 자기가 달로 되겠다고 한다. 그건 좀 억지다. 뜻만 살린다. 그래서 달이 된다는 말달처럼이라고 부드럽게 풀었다. (시조시인 김 재 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