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6. 窓궁글 뉘 뚜러/ 작가 미상
[원본]
窓궁글 뉘 뚜러 술독의 달 드나니
이술 먹으면 달빗도 먹으려니
眞實로달빗 곳 먹으면 안이조차 밝으리라.
[역본]
창 구멍을 누가 뚫어 이 술독에 달 드는데
이 술을 먹는다면 달빛도 먹게 되니
정말로 달빛만 먹으면 내 속초차 밝으리라.
[감상]
초장을 본다. ‘궁글’은 ‘구멍’을 나타낸다. 아마도 술독이 방 안에 놓여 있는 모양이다. 창문에 누군가가 구멍을 내었기에 그 구멍으로 달빛이 들어와서 술독으로 들어간다. 달빛이 들어와서 술과 섞여 있다. 그 생각이 자못 시적이다. 중장으로 간다. 술에 달빛이 섞여 있으니 그 술을 마신다면 달칯도 마시게 됨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 이것이야말로 덤으로 마시는 달빛이다. 그러나 다른 사람이라면 아를 모르고 마실 수도 있다. 여기에 요점이 있다. 알고 마시느냐 모르고 마시느냐는 아주 큰 차이가 있다. 쉽게 말해서 알고 마시면 약이 되지만, 모르고 마시면 아무런 효력이 없다. 왜 그런가? 몸은 마음의 움직임에 반응하기 때문이다. 즉, 마음으로 굳게 믿어야 그 효력이 크다. 종장으로 간다. 작가는 약이 될 것을 바라지 않는다.
다만, 마음이 밝아지기를 바랄 뿐이다. 마음이 밝아지면 지혜를 얻을 수 있게 된다. 지혜를 얻어야 선비라고 말할 수 있다. 마음도 밝고 뜻도 밝은 이는 드물다. (시조시인 김 재 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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