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0. 즘생 삼긴 後에/ 작가 미상
[원본]
즘생 삼긴 後에 범쳐로 무셔오랴
山林之君이오 百獸之長이로되 여위계난 속도더라
아마도 人間에 무셔올산 九尾狐인가 하노라.
[역본]
동물이 생긴 후에 무서운 게 범일 텐데
숲 임금에 동물 어른, 여우에겐 그도 속네
아마도 사람에 무섭기는 구미호가 아닐까.
[감상]
초장을 본다. 이 세상에 동물이 생기고 나서 가장 무서운 게 범이라고 여기고 있다. 우리나라에는 육식 동물이 많지 않으니 그 중에서 가장 큰 게 범이 아닐까 한다. 엣날에는 사람들이 이 범한테 수난을 많이 당했다. 그러니 두려움이 클 수밖에. 그래서 먼저 ‘범’을 내세웠다. 중장을 본다. 이 범이라는 게 ‘숲의 임금’이며 ‘모든 동물의 어른’이라고 하는데, 이 범마저 속이는 도물이 있다. 그게 어떤 동물인가? 바로 여우이다. 여우는 속임수가 많아서 잘 속인다고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 옛날 이야기 중에는 이 여우가 사람을 속이는 전설이 많다. 범이란 힘이 세긴 하지만, 얕은 꾀에는 잘 넘어간다는 동화가 많다. 이제는 종장으로 간다. 범도 어쩌지 못하는 게 여우리는데, 여우 중에서도 ‘구미호’는 사람의 혼을 쏙 빼놓는다고 알려져 있다. ‘구미호’는 글자 그대로 ‘꼬리가 아홉 개나 달린 여우’를 가리키는데, ‘몹시 교활한 사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특히 ‘그런 여자’를 나타낸다. (시조시인 김 재 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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