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1. 山外에 有山하니/ 작가 미상
[원본]
山外에 有山하니 넘도록 뫼히로다
路中 多路하니 녜도록 길히로다
山不盡 路無窮하니 녤 길 몰나 하노라.
[역본]
산 밖에 또 산이니 넘을수록 산이구나
가는 길이 여러 개니 걸을수록 길이구나
산과 길 너무 많으니 갈 곳 몰라 헤맨다.
[감상]
초장을 본다. ‘산외에 유산하니’는 ‘산 밖에 또 산이 있으니’라는 뜻이다. 산이 이어져 있다는 뜻일 것도 같다. ‘넘도록 뫼히로다.’는 ‘넘을수록 산이로다.’라는 뜻이다. 힘들게 산을 넘고 나면 또 산이 앞을 가로막는다는 이야기다. 우리가 살아가는 중에 산처럼 우리를 가로막는 것은 많다. 그래서 처음에 ‘산’을 내세운 것이 아닌가 한다. 중장을 본다. ‘노중 다로하니’는 ‘가는 길이 여러 개가 있으니’라는 말이다. 길이야 늘 여러 갈래로 갈라지기 마련이다. 그러니 걸을수록 더욱 많은 길이 나타난다. ‘길’은 어디든지 있다. 사는 길도 있고 죽는 길도 있다. 그런가 하면 먹는 갈도 있고 보는 길도 있다. ‘방법이나 수단’이 모두 길이니 세상에 길 아닌 것은 없다. ‘녜도록’은 ‘갈수록’이라는 말이다. 종장으로 간다. ‘산부진 노무궁’은 ‘산이 끝이 없고 길이 다함 없다.’라는 뜻이다. ‘녤 길’은 ‘갈 길’이다. 되뇌면 싫다. ‘길’이 겹침을 막기 위해서 종장 셋째 소리걸음에서는 ‘길’ 대신에 ‘곳’으로 했다. (시조시인 김 재 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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