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57. 山은 녯 山이로대/ 황 진 이
[원본]
山은 녯 山이로대 물은 녯 물 아니로다
晝夜에 흐르거든 녯 물이 이실소냐
人傑도 물과 갓도다 가고 아니 오노매라.
[역본]
저 산은 옛 산이되 이 물은 옛물 아냐
밤낮으로 흐르니까 옛 물 그게 있을 건가
사람도 물과 같구나 떠나가고 안 온다.
[감상]
황진이(黃眞伊)는 생몰 연대가 확실하지 않다. 조선 중기의 시인이자 기녀로 중종과 명종 때에 활동했다고 한다. 다른 이름은 ‘진이’(珍伊) 또는 ‘진랑’(眞娘)이고, 기생 이름은 ‘명월’(明月)이다. 시와 그림 외에 춤도 잘 추었고 학문적 지식이 해박했다고 전한다. 이 시조는 황진이가 유일한 존경의 대상으로 삼았던 서경덕(徐敬德)의 죽음을 애도하여 지은 것이라고 한다. 산을 바라보면 산이야 말로 예전대로 의젓하게 서 있는데, 물은 끊임없이 흘러가고 있기에 모습은 예전과 같아 보이지만 분명이 예전의 그 물은 아니라고 했다. 맞는 말이다. 중장을 본다. 초장에 대한 이야기를 더 한 번 설명하고 있다. 왜 두 번씩이아 옛 물이 아님을 강조하는가. 그 이유는 종장에 있다. ‘인걸’은 ‘특히 뛰어난 인물’을 말한다. 그게 누굴까? 누구긴 그 사람은 ‘서경덕’ 그 사람이다. ‘오노매라’는 ‘오는구나’라는 뜻. 산과 같은 사람이어야 하는데, 물과 같은 사람이니 안타깝다. 인생무상의 애조가 짙게 깔렸다. (시조시인 김 재 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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