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고시조 감상

冬至ㅅ달 기나긴 밤을/ 황 진 이

시조시인 2024. 3. 30. 06:23

375. 冬至ㅅ달 기나긴 밤을/ 황 진 이

 

[원본]

 

冬至ㅅ달 기나긴 밤을 한 허리를 버혀내어

春風 니불아래 서리서리 너헛다가

어른님 오신날 밤이여든 구뷔구뷔 펴리라.

 

 

 

[역본]

 

열한째 달 긴긴 밤을 한가운데 싹둑 잘라

따뜻한 이불 밑에 포개어서 넣었다가

얼은 임 오신 그 밤에 길게길게 늘이겠다.

 

 

 

[감상]

 

  황진이(黃眞伊)는 생몰 연대가 확실하지 않다. 조선 중기의 시인이자 기녀로 중종과 명종 때에 활동했다고 한다. 다른 이름은 진이’(珍伊) 또는 진랑’(眞娘)이고, 기생 이름은 명월’(明月)이다. 시와 그림 외에 춤도 잘 추었고 학문적 지식이 해박했다고 전한다. 그녀는 기녀였지만, 함부로 아무에게나 정을 주지는 않았다고 한다. 하지만 그녀에게도 정든 이는 있었을 게 아닌가. 초장을 본다. ‘동짓달열한번 째 달이다. 한겨울이니 그 밤이 길 것은 틀림없다. ’한 허리한가운데를 말하는데, 가운데 토막이다. 그 가운데를 자른다니 그 기개가 놀랍다. 중장으로 간다. ’춘풍 니불아래따스한 봄바람과 같은 이부자리 밑에라는 말이다. ’서리서리길고 잘 굽는 물건을 포개며 휘감아 올리는 모양을 나타낸다. 이제는 종장으로 간다. ’어른님추위에 꽁꽁 언 임이다. 추위에 덜덜 떨고 온 임을 따뜻한 이부자리로 맞이하여 춘풍 같은 따뜻함으로 녹여 주겠노라는 여인의 마음을 본다. (시조시인 김 재 황)

 

'새 고시조 감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비오는대 들희가랴/ 윤 선 도  (0) 2024.04.01
늙엇다 물너가쟈/ 송 순  (0) 2024.04.01
靑山裡 碧溪水야/ 황 진 이  (0) 2024.03.30
山은 녯 山이로대/ 황 진 이  (0) 2024.03.30
곳이 진다하고/ 송 순  (1) 2024.03.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