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7. 비오는대 들희가랴/ 윤 선 도
[원본]
비오는대 들희가랴 사립닷고 쇼머겨라
마히 매양이랴 장기연장 다사려라
쉬다가 개난 날 보아 사래 긴 밧 가라라.
[역본]
비 오니 들에 갈까 문 닫고 소 먹여라
장마라고 안 그칠까 쟁기 등을 손질해라
쉬다가 비가 개거든 이랑 긴 밭 갈아라.
[감상]
윤선도(尹善道 1587~ 1671)는 조선시대의 중기와 후기의 문신이자 작가 및 음악가이다. 여러 관직을 거친 후, 보길도(甫吉島)에 은거하였고, 그 때 보길도를 배경으로 ‘어부사시사’를 지었다고 전한다. 또, 양주의 고산(孤山)에 은거하기도 했으며, 1657년 동부승지에 이르렀다고 한다. 일생 중 여러 번 파직 및 유배를 겪었다.
이 작품은 당쟁의 어지러움을 지적하였다고 본다. 초장을 본다. ‘들희’는 ‘들에’이고, ‘사립’은 ‘시립문’이다. 여기에서 ‘비’가 ‘당쟁’을 가리킨다고 여겨진다. 그래서 ‘소 먹이는 일’은 벼슬을 버리고 집일을 보겠다는 뜻이다. 중장을 본다. ‘마히’는 ‘장마’를 가리킨다. ‘장기연장’은 ‘쟁기 등의 갖가지 연장’을 말한다. 여기에서 ‘장마’는 ‘당쟁이 계속됨’을 나타낸다. 그 당쟁도 언젠가는 끝나겠지, 그러니 그날을 대비하여 공부를 해야 한다. 종장으로 간다. ‘사래 긴 밧’은 ‘이랑 긴 밭’인데, ‘백년대계’를 이른다. 기다려서 당쟁이 끝나면 다시 나라를 위해 큰일을 해야 한다. (시조시인 김 재 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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